얼마전 엄마가 이번에 화천에서 열리는 생명살림축제에 갈거냐고 물었을때
나와 오빠는 망설임없이 '오케이~'를 했다. 그 이유는 봄에 구례에서 열린
'우리밀 축제'때 아주 재미있고 즐겁게 다녀왔기 때문이다.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날때는 좀 힘들었지만 한강 물줄기를 따라
화천으로 가는 길은 가을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도착했을때는 기원제가 열리고 농악도 하며 분위기가 아주 흥겨웠다. 옆에
줄 서 계시던 연세 드신 생산자분들을 보며 엄마는시골에 계신 외할머니,외
할아버지가 생각나 마음이 짠하다고 하셨다.
무슨 뜻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주름진 얼굴에 농사일로 까매진 그 분들
을 보니 나도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그 분들 덕에 이런 축제도 열릴 수 있
는 거니까.
나는 먼저 싱싱한 무화과를 먹고 손수건에 천연염색 도장을 찍는 체험에
참가했다. 아빠가 내 나이 때부터 소 꼴을 베어 지고 날랐다고 하던 지게도
져봤는데 빈 지게라 그런지 무겁지는 않았다. 널뛰기도 뛰어봤는데 보는
것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 후 O,X퀴즈에도 참가하고 콩주머니를 던져 박을
터뜨리는 경기도 하고 줄다리기도 했다. 줄다리기에서는 암줄이 숫줄을 이
겨야 그 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재미있었다. 나중에 소원을 적어 줄
에 매달았는데, 엄마는 가족이 행복하고 생협이 대박나라고 적었다.^^
점심으로는 맛있는 비빔밥을 먹었는데, 그 후로도 돼지고기,닭고기,인절미
등 먹을 것을 계속 주셔서 하루 종일 배불리 먹었다. 우리에게 풍성한 먹을
거리를 주시는 분들이 정말 고마웠다.
메뚜기 잡기 체험장에 가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가을걷이 축제에 참가한 것이 재미있었다. 이번 여름엔 비가 많이 와서
농사가 잘 안 돼 농부들이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수확하게 된
게 다행이었다. 앞으로는 날씨가 도와줘 남은 가을 추수도 잘돼고 배추,무
등 채소 농사도 잘됐으면 좋겠다. 우리 어린이들도 음식을 먹을때 남기거나
버리지 말고 농부들이 고생하시는 것을 생각하며 고맙게 먹어야겠다고 생
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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